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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나의 편린들/내가 읽은 詩 (179)
하루하루
넥타이 박성우 늘어지는 혀를 잘라 넥타이를 만들었다 사내는 초침처럼 초조하게 넥타이를 맸다 말은 삐뚤어지게 해도 넥타이는 똑바로 매라, 사내는 와이셔츠 깃에 둘러맨 넥타이를 조였다 넥타이가 된 사내는 분침처럼 분주하게 출근을 했다 회의시간에 업무보고를 할 때도 경쟁업체..
카니발리즘(cannibalism) 고 경 숙 흑단나무처럼 단단하고 어두운 밤이다 해 떨어지기 전에 횟대에 올라야 차가운 땅바닥을 서성이며 새벽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데 벌써 수 일째 바닥이다 발바닥에 티눈이 박혀오고 있다 온전한 깃털도 얼마 안 남았다 절룩거리는 티라도 내면 사정없이 달려드는 무리들을 피해 대체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인가 노숙의 밤은 왜 더 기냐고 묻자 덩치는 소주 반 병을 밀어줬다 그가 말리지 않았더라면 벌써 떠메어나갔을 어제, 차가운 서울역 지하도에 별은 뜨지 않았다 궁금해도 궁금하지 않아야 하는 곳 서로의 눈을 마주치지 말아야 상책인 곳 지나는 이의 값싼 동정에도 현혹되지 말아야 하는 곳, 눈을 감으면 욱신거리는 발바닥에 티눈이 말끔히 사라지고 횟대 위에서 곤한 잠을 잘 수 있을 지 ..
문병 이 정 록 할머니가 입원하자 빈집 마루 귀퉁이 물걸레가 제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 옛날 할머니가 입고 다녔던 헌옷으로 부풀고 있다 이웃집에 맡긴 누렁이와 문병이라도 가겠단 건가 봄바람의 바짓가랑이 부여잡고 읍내까지 다녀오겠단 건가 그놈의 환자복 벗어버리고 ..
패밀리마트 오성일 불 다 꺼졌다. 한 작은 젊음에게 맡겨두고 세상 잠들었다. 밤새 편의점에서 젊음이 팔린다. 겉이 말끔한 비싼 가게에서 겉이 말끔한 값싼 젊음이 팔린다. 있을 건 다 있는 가게에서 있는 건 젊음뿐인 젊음이 하루를 판다. 폐쇄회로 카메라가 스물네 시간 젊음을 팔고, ..
사람들 장성혜 한 정류장 밖에 올리브 나무 찻집이 있었다 샤갈의 마을이라는 꽃집도 있었다 한 정류장 밖에 있는 집들은 멀다 샤갈의 마을이 사라지고 오븐에 빠진 통닭집이 생겨도 저녁이면 포장마차가 불을 밝히고 있어도 내리지 않는다 올리브 나무가 문을 닫고 하노이의 아침이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