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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권상진 #저녁의 위로 #검은 사람 #발아래 어느 상가 #장수철 시인 #시와문화 (1)
하루하루
「검은 사람」「저녁의 위로」
검은 사람 한때 검은 사람과 눈이 마주친 적이 있다 저녁이 청소차처럼 도시의 골목을 돌며 빌딩과 공원의 그늘을 수거하는 시간 어둑한 마음 구석들을 전부 꺼내 펼쳐놓은 바닥에는 나보다 더 슬픈 자세로 네가 거기 있었다 어느 전생에 발을 묻고 여기까지 와 누군가를 낱낱이 베껴야 하는 형벌을 사는 것일까 떠나라 검은이여 슬픔은 나 혼자도 벅찬 일 돌아앉은 오후를 틈타 저녁의 짐칸에 몸을 실어라 너를 짚고 일어나 손을 털며 돌아올 때 눈치 없이 손뼉을 치며 다시 따라오는 검은 그림자 그 뒤로 폴폴 흙먼지가 날리고 있다 저녁의 위로 내게 꽃피가 흐르는 건 분명 아닐 텐데 혈연도 아닌 내가 무릎을 쪼그리고 흙담 아래 채송화 한 송이 지는 일을 본다 터덜터덜, 오후가 골목을 지나는 소리에 내 그림자 한쪽으로 슬쩍 비..
나의 편린들/돌아온 시
2022. 9. 7. 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