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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나의 편린들 (493)
하루하루
닿고 싶은 곳 최 문 자 나무는 죽을 때 슬픈 쪽으로 쓰러진다늘 비어서 슬픔의 하중을 받던 곳그 쪽으로 죽음의 방향을 정하고서야꽉 움켜잡았던 흙을 놓는다 새들도 마지막엔 지상으로 내려온다죽을 줄 아는 새들은 땅으로 내려온다새처럼 죽기 위하여 내려온다허공에 떴던 삶을 다 데리고 내려온다종종거리다가입술을 대고 싶은 마지막 땅을 찾는다 죽지 못하는 것들은 모두 서 있다아름다운 듯 서 있다참을 수 없는 무게를 들고몸을 떨고 있다 ----------------------------------------------------------------------------------------------------------------------------- 이 시를 어떻게 읽어야..
여는글 시를 즐기는 사람이 있고 시에 얽매이는 사람이 있다.시처럼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인인 양 행세하는 사람이 있다.우리는 그 모두를 시인이라 부른다. 신춘문예공모나라 아홉 번째 詩작품집을 엮으며 시와 시인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등단여부를 떠나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시의 난장, 무엇이든 시가 되고 누구든 시인이 되는 이런 세상이 결국에는 우리가 꿈꾸는 궁극의 지향이 아닐까. 시에는 경계가 없고 시인은 임명되지 않는다. 결국 시인이란 등단 여부가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끝까지 쓰는 사람이라 생각해 본다. 하지만 시인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해석된 삶과 사물의 현시가 모두 아름다울 수는 없다. 신이 창조한 세상에도 아름다움과 추함이 있고, 같은 종자를 심어도 땅심에 따라 다른 결과를 맺기도 ..
엄마 박 제 영묵은지가 그냥 되는 줄 아나배추가 다섯 번 죽고나야 되능 겨뼈는 와 묵다 말고 버리노심줄까정 파먹어야 제 맛잉 겨묵은지보다 더 늙은 우리 엄마여자를 몇 번이나 죽여서 엄마가 되었을랑가뼈라는 뼈 죄다 비어버린 우리 엄마얼마나 더 파먹어야 나의 허기가 채워질랑가저, 저, 말 받는 뽄새 좀 보소우리 아들 언제나 철이 들꼬뼛속 심줄까지 파먹어도 허기가 채워지지 않는마침내 다 먹어치워도 그 맛과 향을 잊지 못하는인류의 가장 오래된 음식을 우리는 엄마라고 부르지맘마 먹자아가엄마 먹자 『식구』(북인, 2013)
[시낭송] 운 좋으면 두어 시간 - 권상진/영애시낭송 (youtube.com)
목록 | 기획 | 문장웹진 : 문학광장 웹진 (munjang.or.kr) 문장웹진문학광장 웹진munjang.or.kr 다시 서정을 위해 권상진 스무 살 무렵이었던 것 같다. 서른이 되기 전에 시인이 되겠다고 주변에 떠들고 다녔던 기억이 아슴하다. 「홀로서기」를 외웠고 「지란지교를 꿈꾸며」를 외웠다. 이생진을 읽고 백창우를 읽고 박노해를 읽었다. 잔잔하게 때로는 웅장하게 가슴을 밀고 들어오는 시편들이 심장을 가로세로로 뛰게 만들었다. 백석과 김수영과 기형도의 이름은 몰랐지만 굳이 그들이 아니어도 충만한 시간들이었다. 시집이 이천 원에서 삼천 원 정도 할 때여서 큰 부담 없이 고를 수 있었고 외출할 때 시집 한 권을 들고 밖을 나서도 아무도 이상하게 쳐다보는 이도 없었다. 오히려 뭇 여성들의 시선이 ..
마음에 병을 얻어서 나누어줄 게 없다. 얻은 것이 하필 병이라면 병이라도 나누어야 한다. 아프다고 말하면서 아픈 마음을 나누고 아픈 마음을 덜어가는 사람에게 더 아프라고 채근하지는 못해도 은근히 바라는 마음이 병을 나눈다. 염치도 없이 병을 나누려면 병이 깊어야 한다. 마음이 깊어야 병도 깊다. 병이 깊어야 나눌 수 있는 마음도 깊어지는 법. 한없이 깊어지다 보면 병도 법이 되는가 보다. 그걸 생각하면 아프다. 아픈 사람이 아프면 아프지 않은 사람도 아프다. 그래서 아프다. 이 아픈 현실을 못 이겨서 떠나는 사람도 아프다. 남아 있어도 아프고 떠나 있어도 아픈 사람. 그가 아프다고 전갈을 보내면 나는 어디에 있어야 할까. 어느 쪽에서 그 소식을 듣고 움직여야 할까. 아픈 쪽에서 더 아픈 쪽으로 움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