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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첫 시집 『눈물 이후』(2018, 시산맥) (70)
하루하루
탈출기 악수는 시간의 물살에서 서로를 건지는 유일한 방법 치매 병동 입원실 침대 맡에서 처음 뵙겠습니다 손 내미시는 아버지 죽음의 미행을 직감한 듯 떨리는 손을 아들이라고 합니다 초면의 조력자가 덥석 잡는다 첫인사는 나이를 다시 세는 리셋 버튼 같아서 우리는 오늘부터 1일 죽..
날아라 버스 모화공단 버스 종점에서 그는 날마다 이륙을 꿈꾼다 그해 가을 돈므앙 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는 어쩌다 여기까지 와버린 걸까 유효기간이 지나버린 여권 속 바랜 사진처럼 공중에 기억해 둔 비행 궤적은 날마다 흐려진다 동생은 더 이상 하모니카를 불지 않고 저녁 식탁에..
농담 죽음을, 이루다 라는 동사로 의역해 놓고서 그는 떠났다 슬픈 기색은 없었다 이태 전 문병을 간 자리, 웃음 띤 얼굴로 비스듬히 누운 채 땅의 소리에만 귀 기울이던 그의 드러난 한쪽 귀는 단풍잎처럼 붉었고 눈이 붉었다 죽음을 이루려는 안간힘이 겨운 웃음을 꽃대처럼 받치고 있..
오답 노트 마지막 문제만 남겨둔 아버지는 평생 모아온 오답들을 다시 풀어보고 있는지 감은 눈으로 며칠 생각에 잠겼다 오늘은 새벽까지 병실 불이 밝더니 말없이 가족들에게 답지를 내밀었고 마침표는 주치의가 대신 찍어 주었다 아버지의 한생은 두꺼운 오답 노트였다 가족에 대한 ..
집밥 혼자 먹는 밥은 해결의 대상이다 두어 바퀴째 식당가를 돌다가 알게 된 사실은 돈보다 용기가 더 필요할 때가 있다는 것 매일 드나들지만 언제나 마뜩잖은 맛집 골목을 막차처럼 빈속으로 돌아 나올 때 아이와 아내가 먹고 남은 밥과 김치 몇 조각에 나는 낯선 식구이지나 않을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