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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첫 시집 『눈물 이후』(2018, 시산맥) (70)
하루하루
저, 골목 어둠이 슬슬 노숙을 준비하는 오후의 골목 저 속의 하루를 들여다 본 적이 있다 하루를 딛고 온 신발 밑창만큼 날마다 방전 되는 닳은 나이들과 중모리풍 보폭으로 교문을 나서는 지친 나이들이 짧은 휴식처럼 모이는 저, 골목 어지러운 길 끝을 소용돌이치며 사라지는 하루, 어..
홀로 반가사유상 얼굴과 손등에 보풀보풀 녹이 일었다 눈물은 날 때마다 눈가 주름에 모두 숨겼는데도 마음이 습한 날은 녹물이 꽃문양으로 번지기도 하였다 오래도록 손때가 타지 않은 저 불상의 응시는 일주문 밖 종일 방문턱을 넘어오지 않는 기척을 기다리느라 댓돌에 신발 한 켤레..
아는 사람 매일 같은 시간 학교 앞 횡단보도에 울리는 ‘소녀의 기도’ 음계를 디디며 총총히 사라지던 아이 작은 키 때문에 문고리에 손이 닿지 않아 아직 세상을 열어보지 못한 아이는 겹겹이 동화책을 쌓고서야 한 뼘씩 키가 자란다 그때마다 지평선은 한 발치씩 넓어지고 담 너머 사..
외발 학 같다 주저거리며 한 발을 들고 선 사람들 한소끔 왁자한 잡념들 가라앉으면 학은, 아니 학 같은 저 사람은 어느 곳으로 한 생각을 디뎌 놓을까 허방 허방 허방 허방 걸어온 길마다 찍혀 있는 헛디딘 발자국들이 팽팽하게 허리춤을 잡아당겨서 길은 허공 한 뼘 밀어내지 못하고 새..
바닥이라는 말 눈을 떴을 때 나는 바닥에 닿아 있었다 흉물스러운 바닥의 상징들로 각인된 팔과 이마는 오늘, 또 하나의 슬픈 계급을 얻는다 삶의 바닥에 무릎 꿇어 본 적이 있다 하루의 인생을 허탕 치고 돌아와 단단하고 냉랭한 바닥에 무릎을 주고 손을 짚으면 이런 슬픔에 어울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