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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허름한 잠 외등이 켜지자 멈칫 놀란 어둠이 두어 발짝 뒷걸음친다 습관처럼 주머니를 들춰 때 묻은 담배꽁초와 얼콰했던 술기운을 쓰다 남은 하루에 둘둘 말아 전봇대 옆 쓰레기 더미에 던져 넣고 들어서는 늦은 귀가 길고양이 한 마리가 쓰레기통 속 어둠을 뒤지다 무료한 듯 사라진 골..
엑스레이를 읽다 한 번도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던 저녁 식탁처럼 좁은 책상 앞에 가족들이 다시 모였다 오늘은 빈 의자 대신, 형광등 아래에 흑백사진 한 장 독법을 익힌 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어둠의 지형을 읽는다 종일 저 어둠 속 협곡과 검은 사막을 걷고 흑과 백의 위험한 경계를 넘..
등 슬몃 등을 돌려 마지막 인사를 대신한 사람이 있다 미처 언어로 번역되지 못한 생각들이 차곡한 등은, 그가 한 생애 동안 써온 유서 일생을 마주보고 건네던 가벼운 말들이 서로에게 가 닿거나 때론 우리의 간격 사이에서 흩어지는 동안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는 등이다 인연이 다한 ..
사건의 지평선 세월은 몸 전체가 아가리다 타임머신을 타고 선사시대로 가야 돌도끼 옆에 놓인 세월의 꼬리를 만날 수 있다는 설화는 초침의 간격만큼 몸집이 계속 자라나 닥치는 대로 시간을 집어삼키는 세월을 보고서야 믿음이 갔다 한 손으로 자전축을 잡고 다른 손으로 뱅그르르 지구를 돌리거나 태양의 흑점에 걸터앉아 불 깡통처럼 지구를 팽팽하게 돌리는 일도 지겨울 땐 바다로 가자 아가리를 있는 대로 벌리고 여학생과 자동차와 남학생과 철근과 사람과, 사람과 사람을 닥치는 대로 집어삼키자 알고는 있지만 알려줄 수는 없는 목격담들이 가볍게 포말로 부서지는 동안 가만히 있을 거면서 가만히 있으라 하는 사람들과 수많은 물음표만 바다에 던지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표정을 하고 같은 곳을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었다 한바탕 소란한..
창녀와 어느 가장과 나 살아 있는 것들은 모두 각자의 바닥에서 절망을 배우지만 바닥에도 격이란 게 있어 밑바닥이란 말이 시나브로 생겨났다 울음 없는 슬픔과 울어도 눈물이 없는 슬픔 눈물에 그늘이 없는 슬픔 질량이 다른 절망들은 마침내 가장 아래로 고여 밑바닥 인생의 발목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