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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창녀와 어느 가장과 나 본문
창녀와 어느 가장과 나
살아 있는 것들은 모두 각자의 바닥에서 절망을 배우지만
바닥에도 격이란 게 있어
밑바닥이란 말이 시나브로 생겨났다
울음 없는 슬픔과 울어도 눈물이 없는 슬픔 눈물에 그늘이 없는 슬픔
질량이 다른 절망들은 마침내 가장 아래로 고여
밑바닥 인생의 발목은
늘 찰랑이는 슬픔에 잠긴다
어느 뒷골목에서 만났던 어린 창녀의 벗은 뒷등을 말없이 다독이거나
25층 옥상에서 금세 보았던 앞집 동갑내기 가장의 낯빛을
평온한 자세로 받아 안고 있는 따듯한 수평 앞에서
나는 행복의 혐의가 너무 짙다
살면서 한 번쯤은 만나게 될 것 같아서
바닥에 가만 손을 짚어 본다
깜깜한 그곳에 얼비친 낯익은 이가 내 손을 덥석 잡는다
계절의 고비마다 고뇌에 찬 색감으로 돌아오는 낙화와 낙엽들을
바닥 저 밑에서 수습하는 뿌리처럼
창녀와 어느 가장과 나는
찰랑이는 슬픔을 지나 잠시 잊혀 두었던 본래의 그들과
지금, 만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