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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집 『눈물 이후』(2018, 시산맥)

정류장

가짜시인! 2018. 8. 6. 13:12

정류장

 

 

 

이름과 성별 나이는

침대 맡에 잠시 걸어 두고 그는 

뒤척임도 없이 며칠쯤

한곳에서 목적지를 고민하고 있다

 

결심한 듯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떠나는 이와

미련인 듯 걷어차고 돌아서는 이들이

깊은 생각에 잠기는 중환자실

 

누구는 배웅이 되고

누구는 마중이 되는

문밖 사람들

 

떠나고 보내는 일은  

첫사랑처럼, 끝나고도 남는 감정이 있어

보고 싶은 사람 마지막 한 명까지 보고 가려고

저렇듯 긴 침묵을 견뎌내는 일이 힘겹다 

견뎌내는 여기는 내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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