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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나의 편린들/내가 읽은 詩 (179)
하루하루
퍼즐 홍 연 옥 조각 퍼즐을 맞추던 아이는 방안을 헤집다가 마침내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가 잃어버린 조각의 빈자리가 퍼즐판 한가운데 휑하게 뚫려 있다 딸아이가 둘 딸린 남편을 처음 보셨을 때 아버지는 난생처음 내 뺨에 손바닥자국을 남기셨다 그 후로 퍼즐 한 조각을 잃어버린 아..
[읽은 시 한 편] 떠도는 섬 나 호 열 섬들이 부딪치지 않으려고 파도로 외로움을 만드는 시간 눈에 불심지를 매단 차들이 조심조심 좌우로 앞뒤로 순례의 길을 간다 섬 속에 살고 있는 또 하나의 섬 무언의 깜빡이를 켜고 능숙하게 핸들을 돌리는 신을 닮은 우리는 스스로 고독한 채 말문..
신문 유종인 활자들만 모른 체하면 신문은 이리저리 접히는 보자기, 나는 신문이 언론일 때보다 쓸쓸한 마른 보자길일 때가 좋다 그 신문지를 펼쳐놓고 일요일 오후가 제 누에발톱을 툭툭 깎아 내놓을 때가 좋다 어느 날 삼천 원 주고 산 춘란 몇 촉을 그 활자의 만조백관들 위에 펼쳐놓고 썩은 뿌리를 가다듬을 때의 초록이 좋다 예전에 파놓고 쓰지 않는 낙관 돌들 이마에 붉은 인주를 묻혀 흉흉한 사회면 기사에 붉은 장미꽃을 가만히 눌러 피울 때가 좋다 아무래도 굴풋한 날 당신이 푸줏간에서 끊어온 소고기 두어 근 핏물이 밴 활자들 신문지 째로 건넬 때의 그 시장기가 좋다 이젠 신문 위에 당신 손 좀 올려보게 손목부터 다섯 손가락 가만히 초록 사인펜으로 본떠 놓고 혼자일 때 내 손을 가만히 대보는 오후의 적막이 좋다 ..
어느 주꾸미의 죽음 김수상 척추도 지느러미도 없이 지식만 빨다가 얼마 전에 죽은 내 친구 시간강사는 죽어서도 대가리에 먹물만 잔뜩 넣고 응급실 시트에 널브러져 있었다 먹물 제대로 한번 쏘지도 못하고, 어느 바다 밑 모래밭 피뿔고둥의 빈집에 들어간 주꾸미는 포항 죽도시장 영포경매장 나무도마에 널브러져 있었다 주꾸미탕을 먹고 오는 길에 주꾸미, 주꾸미, 하고 불러보니 그 소리가 영락없이 죽음이, 죽음이, 로 들렸다 ♥ 먹물에서 느끼는 어감은 대체로 사치나 허영으로 느껴진다. 먹물은 이론에 충실하고 실천에 약한 편이지만, 먹물이 굳은 마음으로 행동에 옮기면 반드시 큰일을 이루게 된다. 얄팍하게 배워서 득실에 자(尺)질이나 하고 아첨하고 줄서고 하는 이런 먹물들은 차라리, 배우지 못했지만 가정에서 못 하나 튼튼..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진란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구름도, 바람도, 햇살도 아니고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꽃도, 나무도, 별도 달도 아니고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미움도, 원망도, 회한도 아니고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사랑도, 미련도, 눈물도 아니고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첫봄처럼 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