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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시인의 말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아직 한 번도 시의 한가운데에 가 닿아 본 적이 없다 2018년 여름, 권상진
권상진의 시는 슬프다. 그러나 그의 시들은 슬픔에 가득 차 있으면서도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이를테면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어둡고 적막하며 외롭지만 그런 세상을 견디는 일이 우리 모두의 삶이라는 인식이 공감의 지평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그의 시선이 비록 ..
가짜시인 권상진, 그는 스스로를 일컬어 이렇게 명명하며 시를 찾아 세상을 떠도는 수행자를 자처한다. 하나 평자는 그를 진짜 시인이라 부르기에 주저함이 없다. 전자일까 후자일까, 고심의 여지가 없다. 그에 대한 정답은 본문의 시편들이 명백하게 제시하고 있다. 관념이나 의미를 배..
모놀로그 한 번도 거울을 본 적 없는 이의 눈동자는 타인의 기억들로 가득하겠지 내가 찍은 단체 사진처럼 나는 없던 사람 거울을 처음 본 순간부터 불행해졌다 어느 날 저 평면의 타인이 나를 정독한 후로 마침내 알게 된 일인칭의 세상 세상은 나와 배경만 존재하는 모놀로그 무대 네가 ..
비스듬히 비스듬히 몸을 기울여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꼿꼿한 자세만으로는 볼 수 없는 세상과 사람의 틈 비스듬히 보아야 세상이 살갑게 보일 때가 있다 예의처럼 허리를 숙여야 오를 수 있는 산비탈 집들 첫차에 등을 기댄 새벽의 사람들 기대고 싶거나 주저앉고 싶을 때 손 내밀고 어..
꽃잎에 어깨를 맞았다 살아내는 일은 본전 생각 나는 투전판 패는 언제나 공평하게 돌아오지만 밑천 없는 승부는 자주 공평하지 않았다 가로수 꽃이 지고 있는 보도블록 위에서 꽃잎에 어깨를 맞았다 살다 살다 이제 꽃마저 나를 치는구나 없이 살다 보면 꽃에도 통증을 느끼고 가끔 그 자리에서 오기가 덧나곤 하였다 다 잃고 밀려난 뒷전에는 개평으로 얻은 나이가 제법 수북하다 더는 내일의 패가 돌아오지 않고 빈손으로 남의 패를 흘겨보는 내게 지나던 봄이 한심한 듯 어깨 한번 툭 치고 간다 그래, 낙화는 딴전 부리다가 애꿎은 시간만 간다고 넌지시 들려주는 봄의 헛기침 나는 꽃잎 다 지도록 그 소리 귓등으로만 듣고 하릴없이 빈손으로 삶 판을 기웃거리다 봄의 기척 소리에 꽃잎보다 더 놀라 남은 개평 주섬주섬 챙겨 뒷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