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눈물_모던포엠 24년 9월호 본문

나의 편린들/버린 詩(발표)

눈물_모던포엠 24년 9월호

가짜시인! 2024. 7. 14. 11:32

 
겉흙이 마르면 물을 준다
꽃에게 눈물을 가르치는 중이다
눈물에 발을 적신 채 꽃은
눅어진 슬픔의 말을 배우고
소리 없이 우는 법을 배운다 
 
너의 그늘을 사랑한 적이 있다
어디서 햇살 한줌 얻어와 
어둔 표정 앞에 놓아두고 싶었지만
눈가가 겉흙처럼 마를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기로 한다
 
슬픔이 더는 은밀해지기 전에
너의 비밀을 적셔야 했다
눈물에 젖지 않으면
어떤 화분도 꽃을 궁리하지 않는다

 

월간 『모던포엠』 24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