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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편린들/버린 詩(발표)

졸혼 _ 계간 《시와 경계》 2020년 여름호 수록

가짜시인! 2020. 7. 8. 15:19

졸혼

 

                    권상진

 

 

이별은 어느 역에서 갈아타야 합니까

 

일행처럼 함께한 우리,

목적지가 다른 티켓을 지녔나 봐요

 

매일 보는 풍경은 지루한 벽지 같아요

짧게 서로를 바라보고 오래 창밖을 응시 합니다

 

사실은 고정된 창이 지겨웠던 거죠

입체감을 잃은 사랑이 틀 속에 갇힙니다

 

열정의 곡선은 기억에서 휘어지고

직선의 선로 위의 우린, 쏠림이 없습니다

 

이번 역에서 내리기로 합니다

웃는 이별이 있을까요

 

이제 우리는 좌표의 형식으로만 남겠지요 

 

 

계간 《시와 경계》 2020년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