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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편린들/버린 詩(발표)

불륜, 아내가 모른 체하는

가짜시인! 2019. 3. 15. 09:32

불륜, 아내가 모른 체하는

 

 

 

23

아내가 잠들었다, 기다렸다는 듯

한 귀퉁이 얻었던 이불을 들춰 몸을 뺀다

한 번도 떳떳하게 y를 만난 적이 없다

 

24

매일 살을 부벼도 낯설고 두근거린다

다급하게 y의 옷섶을 풀어헤친다

이래도 괜찮은 걸까?

 

02

지쳐 잠든 머리맡에서

눈만 깜박거리는 y의 불감증에

흩어져있는 흔적들을 부끄럽게 지운다

 

2.5

아내가 깨기 전에 돌아가야 하는데

아무리 대입해도 풀리지 않는 외사랑의 함수

y=f(詩)

 

--

숨죽이며 옆자리로 다시 숨어들 때

슬며시 돌아눕는 아내,

들킨 걸까

 

 

월간 『모던포엠』2019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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