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Tags
- 들은 이야기
- 권수진
- 수북책방
- 시골시인K
- 햄릿증후군
- 접는다는 것
- 경주문학상
- 웹진 시인광장
- 권상진 시인
- 레미앙상블
- 최미경 시인
- 노을쪽에서온사람
- 북토크
- 가짜시인
- 서형국
- 권상진
- 걷는사람
- 이필
- 권상진 시집
- 눈물 이후
- 밑장
- 언니네 책다방
- 유승영
- 노을 쪽에서 온 사람
- 권상진시인
- 눈물이후
- 리스트컷증후군
- 권상진 #저녁의 위로 #검은 사람 #발아래 어느 상가 #장수철 시인 #시와문화
- 도서출판득수
- 석민재
Archives
- Today
- Total
하루하루
[스크랩] 금강하구사람 / 집밥(권상진) 본문
집밥
권상진
혼자 먹는 밥은 해결의 대상이다
두어 바퀴째 식당가를 돌다가 알게 된 사실은
돈보다 용기가 더 필요할 때가 있다는 것
매일 드나들지만 언제나 마뜩잖은 맛집 골목을
막차처럼 빈속으로 돌아 나올 때
아이와 아내가 먹고 남은 밥과 김치 몇 조각에
나는 낯선 식구이지나 않을는지
늦을 거면 밥은 해결하고 오라는 아내의 목소리가
걱정인지 짜증인지
가로수 꽃점이라도 쳐보고 싶은 저녁
불편한 약속처럼 나를 기다리는 골목 분식집
연속극을 보다가 반갑게 일어서는 저이도
누군가의 아내이겠다 싶어
손쉬운 라면 한 그릇에
아내와 여주인을 해결하고 나면
어느새 든든해 오는 마음 한편
아침은 거르고 점심은 구내식당
저녁 내내 간절하던 집밥은
그래, 쉬는 날 먹으면 된다
- 시집 『눈물 이후』, 시산맥사, 2018
달갑지 않아도 가게 되는 곳이다. 분식집은 요란스럽지 않게, “낯선 식구”의 임무인지 의무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을 정리하기에 좋다. 더구나 “손쉬운 라면 한 그릇”으로 “아내와 여주인을 해결하고” 보너스로 “든든해 오는 마음 한편”을 받았으니 이제부터 “가로수 꽃점”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오랫동안 ‘집밥’을 그리워하며 살았다. ‘라면의 천국’을 누리면서 ‘김밥에 생각’을 얹던 날이 있었다. 복잡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했던,
출처 : 금강하구사람
글쓴이 : 금강하구사람 원글보기
메모 :
'나의 편린들 > 돌아온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금강하구사람 / 별자리(권상진) (2) | 2018.09.04 |
---|---|
[스크랩] 금강하구사람 / 지게(권상진) (0) | 2018.09.04 |
[스크랩] 금강하구사람 / 바닥이라는 말(권상진) (0) | 2018.09.04 |
[스크랩] 금강하구사람 / 비스듬히(권상진) (0) | 2018.09.04 |
[스크랩] 금강하구사람 / 눈물 이후(권상진) (0) | 2018.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