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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일기
혼자 우는 알람은 해제해야겠다 일곱 개의 요일이 이제 내게는 필요 없게 되었지만 그것을 신봉하는 이들을 위해 그냥 외워두기로 한다 오전은 내내 미로 같았다 며칠쯤 헤매다 보면 점심과 연결된 통로를 어렵잖게 찾을 수 있을 듯도 하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 시간은 더 이상 나에 관여하지 못한다 창끝 같았던 시곗바늘을 따돌리는데 차츰 능숙해져 가고 있다
믿기 어렵겠지만 점심을 먹지 않고도 사는 세상이 있다 하지만 먹어도 상관은 없다 나는 오후의 귀퉁이에 누군가 씹다 버린 껌처럼 붙어 있다 약속처럼 매일 어디론가 나를 데려가던 저녁이 두리번거리며 나의 행방을 찾아 골목까지 몰려든다 어둠은 나를 찾는 일에 실패할 것이다
금 간 생각들이 즐비한 밤이다 믿고 디딜 만한 생각 하나 없는 밤이다 뉴스가 재방송 된다는 것을 종일 TV를 켜놓은 후에야 알았다 새로울 것 없는 하루의 끝에 아이와 아내의 풋잠을 보는 일이 오히려 신기한 밤이다 내가 없던 시간 속에 내가 있다 앞만 보고 달리던 시간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의심의 눈초리로 나를 본다 육면체의 벽과 천장과 바닥들은 종일 내가 불편한가 보다
이방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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