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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집 『눈물 이후』(2018, 시산맥)

가면

가짜시인! 2018. 8. 6. 13:08

가면

 

 

 

이름은 부르지 마!

그건 내가 아니야

서로의 이름을 외치며 반갑게 악수를 하는 동안 

우린 서로 지나쳐 가고 있었지 

 

모르는 사이였어, 너와 난

이름들끼리 만나는 거였지 

명함 속 이름의 흔적만으로는

나를 다시 찾을 수 없을지도 몰라

 

혼자가 아닌 나는 언제나 가짜였거든

 

이름을 위해 살아온 건지도 몰라

사실 이름은

삶을 다 살아보고 마지막에 얻어야 하는 거였어

 

내가 이 세상에 없을 때

문득 내가 얼비치는 단어로 나를 불러줘

그게 진짜 나야

 

미안해 지금은 이름을 부르지만

이름은 내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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