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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탑골공원 본문
탑골공원
기다림이란 저런 것이다
질주하듯
생을 내달려 낡아 버린 몸이
마흔 즈음 놓쳐버린 청춘
늙어 돌아올 때까지
종일, 말없이 공원 벤치에서
살아온 방향을 바라보는 일
매일 옆에 앉던 이가 며칠째 오지 않는다
한참을 오지 않는 이유는
결국 영영 돌아오지 못할 까닭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기다림이 슬픔을 대하는 방식은
허겁지겁 공원을 지나쳐 가는
타인의 영혼마저도 조용히 환대해 주는 것
우화의 찰나를 지나고 있는지
정지된 자세만 허물처럼 벗어놓고
사는 일도 그렇지 않은 일도
모두 기다림이라는 듯
잠시 집을 다니러 가고 없는 공원의 저녁
깜박 놓고 간 지팡이 하나가
밤새 또 그들을 기다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