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Tags
- 걷는사람
- 경주문학상
- 북토크
- 가짜시인
- 밑장
- 도서출판득수
- 노을 쪽에서 온 사람
- 눈물이후
- 웹진 시인광장
- 유승영
- 최미경 시인
- 수북책방
- 이필
- 시골시인K
- 노을쪽에서온사람
- 언니네 책다방
- 권상진 #저녁의 위로 #검은 사람 #발아래 어느 상가 #장수철 시인 #시와문화
- 권상진 시집
- 접는다는 것
- 권상진시인
- 석민재
- 눈물 이후
- 권상진 시인
- 권상진
- 서형국
- 들은 이야기
- 레미앙상블
- 권수진
- 햄릿증후군
- 리스트컷증후군
Archives
- Today
- Total
하루하루
두 번 절하다 본문
두 번 절하다
땅 위의 잎과 빈 가지는 어느 쪽이 버려진 것일까
나무는 떨켜로 마음을 닫았고
잎은 잎자루를 단단히 동여맸다
삼투되지 않는 감정의 골이 생긴 허공에는
어느 편도 들 수 없는 가을만 고민이 깊다
시민장례식장 좁은 복도를 따라가다 보면
여기도 가을이 한창이다
몇 해 전부터 삶의 무게를 줄여가던 어느 시인은
오늘, 세상과 완전히 분리되었다
사람들은 그가 세상을 버렸다고 했지만
어쩐지 세상의 표정은 버려진 것 같지가 않다
그가 머물던 생의 가장자리는
붉거나 거뭇한 상처가 태반이었지만
세상의 떨켜는 여전히 견고해 보인다
버린 것인지, 버려진 것인지 알 길이 없는
시인과 세상
아무나 억울한 쪽 마시라고 술 한 잔 따라놓고
시인에게 한 번 절하고
세상에 또 한 번 절한다
옷 매무새를 고치는 척
내 몸 여기저기를 더듬거려 본다
툭 불거진 마음자리가 한 계절을 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