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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본문
장남
아내는 대문을 열고 안방에는 향이 오른다
아빠는 꿈이 뭐였어요?
아들놈의 뜬금없는 물음에
나는 아이들과 동생들을 불러 앉혀 되려 꿈을 묻는다
이름을 지어놓고도 늘 장남이라 부르던 아버지는
나에게 꿈을 빌려 떠나는 날
엄마와 동생들을 대신 맡겼다
일 년 그리고 몇 년이 지나도록
언제나 빈손으로 돌아와 밥상을 받는 아버지에게
무던하던 아내도 가끔 꿈의 행방을 투정처럼 물었다
한때 꿈이었던 내가 꿈의 미끼로 살아가는
장남의 어느 순간
대신 산다는 것은 여럿에게 뿌듯하고
한 사람에게는 참으로 미안한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