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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집 『눈물 이후』(2018, 시산맥)

눈물 이후

가짜시인! 2018. 8. 6. 13:07

눈물 이후

 

 

 

빗물은 세상의 어디가 슬픔에 눌려

낮게 가라앉아 있는지 안다

익숙하게 지상의 공허를 찾아 메우는

한줄기 비

 

마음도 더러 수평을 잃는다

날마다 다른 각도를 가지는 삶의 기울기에

가끔 빗물 아닌 것이 가서 고인다

얼마나 단단히 슬픔을 여몄으면

방울방울 매듭의 흔적을 지녔을까

 

가늠할 수 없던 슬픔의 양 

그 자리에 울컥 눈물이 고이고 나서야

참았던 슬픔의 눈금을 읽을 수 있다

허하던 마음에 고여 든 평형수

기울어진 어제의 날들은

눈물 이후에야 비로소 균형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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