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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먹는 밥 / 문성해 본문
혼자 먹는 밥
문성해
건너편에
밥 먹는 법을 잊어버린 귀신 하나
덩그러니 앉혀놓아도 좋겠지
물풀을 다 걷어낸 모시조개처럼
찬 한 개로 먹는 밥은
스스로 소금기가 배어 있다
푸른곰팡이 부대가 닥치기 전
잠시 내게로 들른 이 밥을
들판에서 주운 살점인양 느긋이
몸에 숨겨주는 아침,
움푹 꺼진 눈의 귀신 하나
맞은편에 앉히고
또 누가 홀로 밥사발과 독대하는지
이 아파트 어디선가
밥그릇 긁는 소리가 난다
숟가락 소리가 깊어지면
몸속의 여물통에도
반짝이는 사리가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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