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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만종 / 김영주 본문
만종
김영주
한적한 시골시장 오래된 묵밥집에
백발의 할매 할배 나란히 앉아 있다
둥그런 엉덩이의자에
메뉴도 한 가지뿐
반 그릇도 남을 양을 한 그릇씩 놓고 앉아
한 술을 덜어주려 그 반 술을 흘려가며
간간이 마주보면서
파아 하고 웃는다
해는 무장무장 기울어만 가는데
최후의 만찬 같은 이승의 저녁 한 끼
식탁 밑 꼭 쥔 두 손이
풀잎처럼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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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화가 밀레의 대표작 '만종'을 본 적 있는 이라면 좀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시조일 것이다.
한 편의 명화와 겹쳐져서 그려지는 진한 감동.
손을 꼭 잡고 마주 앉아 서로 한 술을 덜어주는 근경과 백발이 되도록 서로 사랑하며 아껴왔을
아름다운 원경이 시행과 또 행간에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세상 가장 아름다움은 산, 들, 바다, 들판의 풍경도 아닌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풍경일게다.
보여지는 것보다 느껴지는 것의 그 짜릿함과 뭉클함.
형언할 수 없는 그 감정들을 시로 그려낼 수 있는 감각을 지닌 시인이 다만 부럽다.
'한 술을 덜어주려 그 반 술을 흘려가며'라는 시행에서 나는 생각이 많아진다.
그냥 읽고 넘어가도 될 평이한 문장처럼 보이지만 그 속 뜻은 참으로 넓다 하겠다.
- 가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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