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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풋 / 석민재 본문
빅풋
석 민 재
군함처럼 큰 발을 끌고
아버지가 낭떠러지까지
오두막집을 밀고 갔다가
밀고 왔다가
왼발 오른발 왼발 오른발 스텝을 맞추며
말기 암, 엄마를 재우고 있다
죽음을 데리고 놀고 있다
죽을까 말까 죽어줄까 말까
엄마는 아빠를 놀리고 있다
아기처럼 엄마처럼
절벽 끝에서 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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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죽음을, 엄마는 아빠의 근심을, 시인은 주체 못할 슬픔을 데리고 놀고 있다.
차마 가슴이 아려서 데리고 놀 수 없는 것들을 이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양 그것들과 버무려지고 있는 것이다.
시가 아니면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이런 복잡한 감정. 눈물이 날 정도로 가슴 아픈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상황을
단 몇 줄의 시가 담아내고 있다. 이 것이 시의 매력이다.
행간을 읽을 줄 알아야 이 시의 묘미를 알 수 있다. 표현되지 않은 감정이 더 큰 의미를 지니는, 어떤 의미에서
이 시는 장시(長詩)에 가깝다.
언어를 사치하지 않고도 단아한 품격을 자아내는 이 시를 처음 읽는 순간 시인의 슬픔이 내 슬픔인 듯하여 잠시
눈물이 핑 돌았다.
아빠도, 엄마도 인간의 감정 상태를 벗어난 상태. 그래서 시인은 미스테리한 빅풋이란 존재를 빌어 제목을 붙였
는지도 모르겠다.
- 가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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