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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중력 / 신철규 본문
눈물의 중력
신 철 규
십자가는 높은 곳에 있고
밤은 달을 거대한 숟가락으로 파먹는다
한 사람이 엎드려서 울고 있다
눈물이 땅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막으려고
흐르는 눈물을 두 손으로 받고 있다
문득 뒤돌아보는 자의 얼굴이 하얗게 굳어갈 때
바닥 모를 슬픔이 너무 눈부셔서 온몸이 허물어 질 때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다
눈을 감으면 물에 불은 나무토막 하나가 눈 속을 떠다닌다
신이 그의 등에 걸터앉아 있기라도 하듯
그의 허리는 펴지지 않는다
못 박힐 손과 발을 몸 안으로 말아 넣고
그는 돌처럼 단단한 눈물방울이 되어간다
밤은 달이 뿔이 될 때까지 숟가락질을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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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슬픔이 크다. 슬픔이 클수록 그 자세는 땅에 가깝다.
그 슬픔을 어루만져 줄 십자가는 너무 멀고, 시간은 부풀었던 달이 소멸에 가까워질 때까지
그의 슬픔을 망각시키지 않는다.
엎드려 울 수 밖에...
아무도 없는 곳을 골라 혼자 울고, 그 눈물이 들키지 않도록 자기 손으로 받아내는 저 외로움.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십자가도 시간도 그를 치유해 줄 수는 없다. 다만 지켜볼 뿐 일으켜 세우지는 않는다.
결국 무겁고 단단한 슬픔의 무게를 눈물로 내려놓은 후 스스로 일어서는 그 때까지 그에게서
시선을 돌리지 않고 지켜줄 뿐.
결국 인간은 혼자다. 혼자 울고 혼자 일어서는 고독의 결정체다.
눈물에는 함께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저 이가 눈물로 굳어지지 말고 눈물의 온기에 몸이 풀어져 빨리 일어났으면 좋겠다.
- 가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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