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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편린들/생각들

방전

가짜시인! 2013. 9. 23. 00:41

나는 방전 되었다.

다 쓴 건전지처럼 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텅 비어버린 느낌이다.

지난 두어 계절 몇 편의 시를 읽고 쓰는 동안

내 정신은 혹독한 가뭄을 견뎌내야 했다.

 

구체적이지는 않았지만 하나의 작은 바램을 이루었고 나는,

조금 더 큰 설계도를 그리고 있다.

재료는 숙성 되어야 하고

솜씨는 더 숙련 되어야 한다.

 

지금,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럴 이유가 생겨버렸다.

 

나는 충전이 필요한 시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