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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편린들/생각들

생각의 떨켜

가짜시인! 2013. 12. 2. 09:35

가을도 이제 저물었다. 한바탕 소란이 잦아든 이시간, 저마다 분주한 정리가 시작되고 있다.

분위기에 휩쓸려 정리랍시고 찬찬히 돌아보니

한 해 참 간단하게 살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밖을 걷다가 잎들을 떨궈낸 나무를 손으로 쓰윽 스다듬었다.

떨켜.

단정하고 깔끔하게 생각을 정리한 가지들은 한 살 더 먹을 준비를 마친 듯하다.

어쩜 저렇게도 무수한 생각들을 깔끔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을까.

집착.

집착 때문일 것이다.

저 가지처럼 살아내지 못한 미련 같은 것일게다.

 

12월에 기대어 서서 생각의 떨켜들을 만들어 본다.

동글동글하게 아쉬움들이 떨어져나간 자리에

겨울이 가고나면 새순들이 돋을 것이다.

 

나는 또 이 겨울을 살아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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