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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조문 / 이서화 본문
바람 조문
이서화
한적한 국도변에 조화가 떨어져 있다
내막을 모르는 죽음의 뒤끝처럼
누워 있는 화환의 사인은
어느 급정거이거나 기우뚱 기울어진 길의 이유겠지만
국화꽃들은 이미 시들어 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들이 단단하게 여물어가는 잡풀 속
며칠 누워 있었을 화환
삼일 동안 조문을 마치고도 아직 싱싱한 꽃송이들
잡풀 속 어딘가에 죽어 있을
야생의 목숨들 위해
스스로 이쯤에서 떨어진 것은 아닐까
같이 짓물러가지고 같이 말라가지고 누워 있는 화환
보낸 이의 이름도 사라지고
꽃술 같은 근조 글자만 남아 시들어 간다
길섶의 강아지풀
기름진 밭에서 밀려난 씨앗들이 누렇게 말라간다
누군가 건드리면 그 틈에 와락 쏟아놓는 눈물처럼
울음이 빠져나간 뒤끝은 늘 건조하다
지금쯤 어느 지병의 망자로 분주했던 며칠의 축제에서
한숨 돌리고 있을 것 같다
먼지들이 덮여 있는 화환 위로
뒤늦은 풀씨들이 떨어진다
밟으면 바스락거릴 슬픔도 없이 흘러가는 국도변
가끔 망자와 먼 인연이었다는 듯
화환 근처에 뒤늦게 찾아와 우는 바람소리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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