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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지게 본문
지게
짐이 되기 싫어서
혼자 산다는 노인의 등, 그 불거진 뼈마디는
지게의 발을 닮았다
이사 간 집 마당에 버려진
쓸모 잃은 물건처럼
덩그러니 세상에 남겨진 낡은 지게
얼마나 많은 고단과 희망을 져 날랐을까
닳고 패인 자리에
매몰찬 시간이 넘나든 흔적 숭숭하다
깜박 잊고 간 물건인 양
여기 쓸쓸한 마당을 다시 돌아와
저 지게를 지고 일어설 누군가는 여태 오지 않는다
이럴 줄 모르고 칠십을 살았다는
늙은 지게의 희미한 독백이
눈으로도 들리는데
없다, 빈 마당 가득한 적막에는 귀가 있을 리 없다
간혹 집배원이 빈손으로 문을 열어
쓰러진 지게를 고쳐 세우고
지겟작대기처럼 잠시 기대어 주었다가
떠난 자리에는
끝나지 않은 대화가 아직도
혼자 중얼대고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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