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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저승꽃 문신 층층이 불이 켜진 입원 병동 침상 위에 가지런히 꽃들 누워 있다 마른 잎과 웃자란 가지를 잘라내듯 너덜거리던 세간을 놓고, 인연을 놓고 환자복 레이스에 곱게 포장된 꽃 봉긋한 흙무덤이 생각났을까 한 숟갈 밥을 뜨는 일이 스스로 파는 무덤인 양 끝내 수저를 놓던, 맥없..
흙담의 오후 조적공 이 씨가 마지막 땀을 닦자 하나의 경계가 완성되었다 세상이 또 한 번의 분열을 마친 것이다 모든 추함은 심장의 키를 넘지 못한다는 듯 계면의 높이는 가슴 근처 갈라놓아야 할 것은 바람이나 들짐승의 행적이 아닌 사람이었다, 그 음습한 심장 소리였다 나무 그림자..
여인상女人像 탁자 위에 조각도가 내려졌을 때 여인은 한 손을 올려 얼굴을 반쯤 가리고 있었다 웃음인지 울음인지, 허공의 여백에 조각된 소리는 먼 시간의 바닥에 흩어진 후였다 가려진 절반의 표정이 궁금하다 누군가 여인아 하고 다정스레 불러주면 버선발 그대로 유리벽을 뛰쳐나올..
아가미 소녀는 아가미가 답답했다 교실은 산소가 부족해요 살아남으려면 숨을 아껴야 하죠 교문을 나서면 마른 바다가 펼쳐지고 마른 바람이 분다 좁은 골목을 한 무리로 몰려다니는 사람들 저 파일럿 고래의 무리들이 서로 살갗을 스칠 때면 마른 종이 부비는 소리가 들린다 스트랜딩, ..
新 헌화가 - 광화문 2016 촛불을 분노로 읽는다 읽고 보니 이 문장도 은유를 지녔다 가녀린 불꽃들이 헛웃음처럼 툭, 툭 터지다가 번지다가 마침내 가득 찬 광장은 지금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 윤달보다 낯선 역린의 계절 은유를 모두 걷어 내고 나면 촛불은 어느새 향기를 지닌 꽃불 ..
표적 산탄처럼 흩어지는 비는 슬퍼지는 것들만 표적으로 삼는다 비는 잔인하고 방아쇠를 놓으며 끝까지 나의 표정을 기다리는 먹구름은 집요하다 바깥만 젖은 창문처럼 안과 밖이 다른 표정을 지을 수 없는 나는 결국 적중을 시인할 수밖에 하루를 걷는 동안, 어깨에 부딪는 시간들은 난폭했다 낯선 길마다 저격수들이 슬픔을 장전하고 나를 겨눈다 가려진 가늠쇠의 간격들이 비의 그것만큼 촘촘해서 날아오는 탄환보다 겨누는 자세가 더 두렵다 오발은 없었다 빗맞아도 상처는 남는, 슬픔의 사선에서 나는 언제나 표적 이었다 견딜 만하다는 건, 온전하지 않다는 말 저항은 패자의 처절한 자세여서 참았던 눈이 결국 슬픔을 말하려 할 때 눈물을 빗물에 숨겨 항복처럼 내려놓는다 온몸에 듬성듬성 슬픔이 박힌 채 향하는 저문 집 두 팔을 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