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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표적 본문
표적
산탄처럼 흩어지는 비는
슬퍼지는 것들만 표적으로 삼는다
비는 잔인하고
방아쇠를 놓으며 끝까지 나의 표정을 기다리는 먹구름은 집요하다
바깥만 젖은 창문처럼 안과 밖이 다른 표정을 지을 수 없는 나는
결국 적중을 시인할 수밖에
하루를 걷는 동안, 어깨에 부딪는 시간들은 난폭했다
낯선 길마다 저격수들이 슬픔을 장전하고 나를 겨눈다
가려진 가늠쇠의 간격들이 비의 그것만큼 촘촘해서
날아오는 탄환보다 겨누는 자세가 더 두렵다
오발은 없었다 빗맞아도 상처는 남는,
슬픔의 사선에서 나는 언제나 표적 이었다
견딜 만하다는 건, 온전하지 않다는 말
저항은 패자의 처절한 자세여서
참았던 눈이 결국 슬픔을 말하려 할 때
눈물을 빗물에 숨겨 항복처럼 내려놓는다
온몸에 듬성듬성 슬픔이 박힌 채 향하는 저문 집
두 팔을 벌리고 달려들어 나를 에워쌀
나의 테두리들- 오 나의 어린 것들에게
눈물이 번질까봐 골목 입구에 서서
유리창처럼 표정의 안쪽을 몇 번이고 뒤집어본다
월간 『모던포엠』 2018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