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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슬픈음자리표 _ 문장 웹진 22년 9월호 본문
슬픈음자리표
권 상 진
몇 겹 접힌 줄이 오선지 같다
꼬리부터 따라가던 눈길이 멈춘 곳은
무료급식소 입구
동그랗게 몸을 말고 첫 배식을 기다리는
노인의 굽은 등이
어느 어두운 시대의 악보에 걸린 음자리표 같다
넘겨진 악보처럼 문득 흘러가버린 그가
오래 묵혔던 생각을 보표의 첫머리로 보내
슬픈음자리표를 그려 넣는다
미처 음표가 되지 못한 삶의 생채기들은
이제 몇 마디 남지 않은 이 악곡에
모두 부려 놓고 가야 한다
슬픔이 줄을 당길 때마다
오선지에 맺혀 있는 검은 눈물들이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춤춘다
배식이 시작되자
슬픔은 멀찍이 돌아앉아 주었지만
정 붙일 곳이라곤 어디에도 없었던지
식판을 들고 두리번거리며 슬픔의 행방을 찾는 노인
밥을 허물어 허기를 메울 때
식판에 숟가락 부딪는 소리에도
제법 슬픈 음이 묻어난다
< 문장 웹진 > 22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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