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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글링 _ 월간 『모던포엠』 2020년 10월호 수록 본문

나의 편린들/버린 詩(발표)

저글링 _ 월간 『모던포엠』 2020년 10월호 수록

가짜시인! 2020. 11. 14. 14:35

저글링

                 권 상 진

 

 

출근길에 생각 없이 들고 나온 자두가

하필이면 두 개

하나면 먹고 가고 세 개면 가서 먹을 텐데

어색한 동행이 되어버린 자두와의 출근길

 

책상은 세 개 자두는 두 개

인사 대신 하나 받아 든 앞자리 녀석이

자두 한 번 나 한 번 빈자리 한 번 보고

슬그머니 옆자리에 올려놓길래

다시 하나 던져주는 마음의 궤적

 

뒤늦게 들어선 여직원

곁눈질로 책상들을 살피다가

슬그머니 내 책상에 놓고 가는 눈인사와 자두

 

자두는 두 개, 사람은 세 명

이 책상 저 책상 옮겨 다니다

온종일 후숙 되는 자두와 마음

 

다음날

자두 한 개 들고 문을 열었더니

어쩌나,

사람은 세 명, 자두는 다섯 개

 

 

 

월간 『모던포엠』 2020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