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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글링 _ 월간 『모던포엠』 2020년 10월호 수록 본문
저글링
권 상 진
출근길에 생각 없이 들고 나온 자두가
하필이면 두 개
하나면 먹고 가고 세 개면 가서 먹을 텐데
어색한 동행이 되어버린 자두와의 출근길
책상은 세 개 자두는 두 개
인사 대신 하나 받아 든 앞자리 녀석이
자두 한 번 나 한 번 빈자리 한 번 보고
슬그머니 옆자리에 올려놓길래
다시 하나 던져주는 마음의 궤적
뒤늦게 들어선 여직원
곁눈질로 책상들을 살피다가
슬그머니 내 책상에 놓고 가는 눈인사와 자두
자두는 두 개, 사람은 세 명
이 책상 저 책상 옮겨 다니다
온종일 후숙 되는 자두와 마음
다음날
자두 한 개 들고 문을 열었더니
어쩌나,
사람은 세 명, 자두는 다섯 개
월간 『모던포엠』 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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