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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디스코 팡팡 본문
디스코 팡팡
권 상 진
세상의 이목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오늘이 자주 덜컹거리기 때문이겠다
이럴 때는 균형을 잡는 일이 우선이어서
옷이 좀 흘러내리거나 신발 한 짝이 벗겨져도
넘어지지 않는 일에만 집중해야 한다
팡팡, 디스코 리듬처럼
바닥은 출렁인다 시간이 엎질러진다
팡팡, 춤추고 싶지 않은데
나는 종이인형처럼 나부끼며 세상과 붙었다가 떨어진다
한 손으로 간신히 잡고 있는 밥줄을 놓치지 않으려면
남은 손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식구들의 아슬한 앞섶을 가려주거나
있는 힘을 다해 대롱거리는 순간을 삶 쪽으로 힘껏 당겨 앉혀 주는 일
아무나, 아무거나 가릴 것 없이 곁을 잡아야 할 때
간혹 그게 가족이라면 참 민망할 때도 있었다
균형을 잃으면 주인공이 된다
들썩이고 휘청이고 뒤집히는 동안
이렇게 처절하게 매달려 본 적이 있었던가
웃으며 박수치는 사람들을 위해 또 한 번 무대 가운데로 초대하는,
신이시여!
저에게 이 장르는 개그가 아니라 생존입니다
음악이 멎으면 표정을 숨기며 계단을 내려오는 사람들
서로의 맨살이나 속옷 따윈 절대 기억하지 않는 원나잇의 한 때
살아남은 자들은 모두 묵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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