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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밑장 본문
밑장
권 상 진
기회는 언제나 뒤집어진 채로 온다
공평이란 바로 이런 것
이 판에 들면 잘 섞어진 기회를
정확한 순서에 받을 수 있겠지
그래, 사는 일이란 쪼는 맛
딜러는 펼쳐놓은 이력서를 쓰윽 훑어보고
몇 장의 질문들을 능숙하게 돌린다
손에 쥔 패와 돌아오는 패는
일치되지 않는 무늬와 숫자로 모여들던
가족들의 저녁 표정 같았지만
여기서 덮을 수는 없는 일
비밀스레 돌아오는 마지막 패에는
섞이듯 섞이지 않는 카드가 있었고
꾼들은 그걸 밑장이라 불렀다
보이지 않는 손으로 밑장을 빼내
옆자리에 슬쩍 밀어줄 때, 딜러의 음흉한 표정이
밑장의 뒷면에 슬쩍 비치고 있었다
계절이 지나도록 판은 계속 된다
어제 함께 국밥을 말아먹고 헤어졌던 이들이
더러는 있고 한둘은 보이지 않는 새 판에서
겨우내 패를 덮고 있던 나무가 자리를 당겨 앉아
새 잎을 쪼고 있다
쪼는 족족 봄이다
밑장 없는 계절에 이력서를 쓰는 밤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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