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소리 본문

나의 편린들/버린 詩(발표)

소리

가짜시인! 2018. 10. 2. 09:09

소리

 

 

세상은 소리로 가득합니다

입은 사납고 귀는 온순한 편이어서

소리 없는 것들만이 위안입니다

 

말하자면 바위

그 무게가 일생 들어온 소리의 부피로 환산 되는

 

말하자면 별

빛의 음가로 번역된 생각은 영롱한 간접화법

 

귀뚜라미가 새벽이슬로 목구멍을 씻고

반성하듯 올려다보는 하늘

 

고요하다는 것은

위험하지 않다는 것 슬프거나 기쁘지 않다는 것

순리에 맡겨보겠다는 것

어쩌면 세상의 소란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는 것

 

말하자면 토끼, 귀가 입보다 큰

토끼가 침묵하고 있을 동안

나도 발언권을 신청하지 않겠습니다

 

 

『Volume』2018년 창간호

'나의 편린들 > 버린 詩(발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던 브라운  (0) 2018.12.28
안경을 벗으며  (0) 2018.12.06
표적  (0) 2018.07.26
우물  (0) 2017.07.28
월간 모던포엠 2월호 화보(엔딩노트외 9편)  (0) 2014.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