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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페이드 아웃 본문
페이드 아웃
경도와 위도가 모호해진 생의 어느 지점에서
되도록 아주 느리게 그는
한 방울씩 사라져 가고 있다
수액이 떨어지는 속도만큼 말갛게 변해가는 기억
어떤 각도에서도 더 이상, 세상은
선명하게 수신되지 않는다
무대 위로 방백의 대사들을 푸념처럼 흘리는
슬픔이 간간이 등장할 때마다
괄호 속 지문들은 순간 혼란스럽다
가슴께를 흔들어 대사를 재촉하는 손바닥에
끊일 듯 이어지는 심장의 끝없는 말줄임표
대본에 없는 그를 찬찬히 읽어가던 슬픔이
감았던 눈을 뜨며 문을 나선다
이 배역은 여기에서 끝을 내고 싶다
결말만 남은 몇 페이지 대본을 뒤적여
예언을 찾듯 다가올 시간을 묵독해 본다
막차처럼, 기억의 정거장마다 멈춰서 떠난 것들을 기다리다가
끝내 돌아오지 않는 것들은 그냥 두고
주섬주섬 남은 기억들만 챙겨 떠나는 가설무대
지워지는 빛의 입자들 뒤로 옴니버스 삶의 막이 내린다
실감 나는 배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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