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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병분류기호 M81.99*
의사는 몸이 새처럼 가벼워질 거라 했다
그날 이후로 어머니는 새 꿈만 꾼다며
아버지 해진 옷으로 마당 안 텃밭에
듬직하게 허수아비를 세워 놓았다
아버지 때처럼
혼자만 모르는 이야기가 생긴 것 같아
끼 때마다 약봉지의 알약을 세고 나서야
한숨과 함께 털어 넣었고
목에 걸린 한마디는 결국 대문 쪽으로 퉤! 뱉어낸다
- 오라질 놈들, 죽고 나서 올랑가
아픔이 더께로 쌓일수록 몸은 그 무게를 덜어낸다
어머니도 그 정도는 아는 눈치였다
몸이 가벼워지다가 차츰 존재마저 가벼워지면
새처럼 두둥실 세상을 뜬다고 생각했다
병원은 가지 말았어야 했다
이 씨도, 김 씨도 그를 만나고 세상을 떴다
그날 이후
견딜 만하던 아픔은
견디기 힘든 쓸쓸함으로 차츰 전이되고 있었다
*M81.99 - 질병분류기호에서 상세불명의 골다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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