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별을 묻다 본문

첫 시집 『눈물 이후』(2018, 시산맥)

별을 묻다

가짜시인! 2018. 8. 6. 13:05

별을 묻다

  

 

 

별을 묻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두 개의 별

오늘부터 하늘 어느 가장자리에서

두 개의 별은 사라지고

그건 아무도 모르고

우리의 공전은 불규칙해서

내가 길을 잃을 때마다

너는 북극성처럼 어둠 너머에서 반짝여 주었다

 

발음하기 힘든 말,

생각이 떠오르자 입속에서 흩어져 버리는 말의 입자들

가령 물음표나 느낌표의 문장들

 

눈의 발음기관만이 소리 낼 수 있는 

진심은 왜 서로의 눈 속에서

반짝이고만 있었는지

너에게서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말들을 오늘 보았다

나는 한 번도 발음해 본 적 없는 말들을 또 서툴게 들려주었다 

 

하늘의 너를 땅에 묻는 동안

너의 기억이 내내 환해서 눈을 깜박일 때마다

너는 없다가, 있다가, 없다가, 있다가

결국 눈물 같은 것이 고여서 

 

감은 눈을 뜨지 않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첫 시집 『눈물 이후』(2018, 시산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물 이후  (0) 2018.08.06
두 번 절하다  (0) 2018.08.06
뒷짐  (0) 2018.08.06
낯선 초대  (0) 2018.08.06
사람들  (0) 2018.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