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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집 『눈물 이후』(2018, 시산맥)

사람들

가짜시인! 2018. 8. 6. 13:03

사람들

  

 

 

어린 강아지를 데려와 말뚝에 묶었다

 

철사로 여린 가지를 얽어 소나무의 수형을 잡고

혀 꽃과 대롱 꽃을 싸잡아 해바라기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허울을 숭배하는 이들의 경전이 되어버린

영혼 잃은 건조한 생명의 박제, 박제들

 

사람들이 없었다면, 만약에

무한대로 영토를 넓히는 강아지와

마음껏 허공을 가로지르는 가지

그리고 편견이 사라진 꽃

그 모든 것들이 박제로부터 뛰쳐나와

자유로울 것을

사람들만 아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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