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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저승꽃 문신 본문
저승꽃 문신
층층이 불이 켜진 입원 병동 침상 위에
가지런히 꽃들 누워 있다
마른 잎과 웃자란 가지를 잘라내듯
너덜거리던 세간을 놓고, 인연을 놓고
환자복 레이스에 곱게 포장된 꽃
봉긋한 흙무덤이 생각났을까
한 숟갈 밥을 뜨는 일이 스스로 파는 무덤인 양
끝내 수저를 놓던,
맥없는 엄마를 다시 누이다가
문득 시든 꽃의 향기를 맡는다
입가며 손등의 쪼글쪼글한 골짜기에 숨어 있던
화려하던 세월이 찡한 향기로 스미고
한때 반듯하던 꽃잎이, 꽃술이
저승꽃 문신으로 깊이 박힌다
옅은 맥박을 따라 돌던 몇 방울의 수액이
말 없는 깊은 언어가 되어 눈가에 맺힌다
촉촉한 꽃무늬가 금세 선명해진다
긴 세월 숱한 눈물로 키워 왔을 저 꽃, 문신
세상에서 가장 진한 향기로 피워내기 위해
거친 숨결로 바람 일구고
세월을 곰삭혀 양분을 만드는
오늘 엄마는 꽃의 토양이 되어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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