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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여인상 본문
여인상女人像
탁자 위에 조각도가 내려졌을 때
여인은 한 손을 올려 얼굴을 반쯤 가리고 있었다
웃음인지 울음인지, 허공의 여백에 조각된 소리는
먼 시간의 바닥에 흩어진 후였다
가려진 절반의 표정이 궁금하다
누군가 여인아 하고 다정스레 불러주면
버선발 그대로 유리벽을 뛰쳐나올 것 같은
아직도 옷섶 너머로 심장 소리가 멈추지 않는
여인은, 반달 같은 미소를 수줍게 숨겼을 것이다
화공이 한 손을 얼굴에 올려놓지 않았다면
표정은 금세 들켜버려
저잣거리의 억센 억양을 가진 아낙 아니면
토우 장식 항아리에 허리춤 반쯤 내리고 사내 앞에 엎드린
헤픈 여자의 얼굴일지도 모를 일이지만
보이지 말아야 아름다운 것들이 있음을
화공도 여인도 이미 알고 있었다
박물관 뜰 앞을 지나는 길에 볼이 붉은 장미 한 송이
저도 먼 생을 건너 여기까지 왔을까
바람에 접힌 잎이 붉은 얼굴을 반쯤 가리고 있다
*여인상: 경주 황성동에서 출토된 통일신라의 토용 경주박물관에 전시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