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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는다는 것 / 김필영 본문
삭는다는 것
김 필 영
잘 삭은 술은 사랑 받는다
포도가 잘 삭아야 좋은 술이된다
견디기 힘든 고난도 따뜻이 위로하면
아픔이 삭는다
삭은 눈물이 강이 될 때
물 흐르듯 슬픔이 씻겨 일어설 수 있다
항아리에서 잘 삭은 김치는 밥도둑이다
잘 삭은 홍어를 가운데 두고
응어리진 마음도 잘 삭히면
서로를 용서할 수 있게 된다
삭는다는 것
상처받은 사람만이 삭을 줄 안다
끌어안을 수 있는 사람만이
잘 삭은 우정과 사랑을 나눌 수있다
쓴잔을 앞에 두고
눈물 흘려본 사람만이
잘 삭은 술을 마실 수 있다
♥가짜시인의 단상
직접적인 대상물을 풀어내는 것 보다 감정이나 무형물을 글로 옮기는 것이 더 어렵다.
관찰해야 할 대상물이 눈 앞에 없으므로 다분히 주관적 인상을 공감할 수 있도록 객관화
시켜야 한다는 어려움 때문이다. 여기에서 겉을 핥으면 새롭지 못하고 뻔한 이야기가 되고
너무 자기 쪽으로 당기면 자칫 일기 같은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이해가 어려워 진다.
중도란 철학 용어이기도 하지만 시에서도 그만큼 중요하다. 감정의 중립과 쓰고자 하는
대상과의 거리 조절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공감과 감동의 승패가 갈린다.
개인적으로 이 시를 읽으면서 뭔가 2% 부족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도 알겠고, 나무랄데 없는 시행들이 포진하고 있지만 그것들이
다른 행과 연결되어 응집력을 가지지 못하는게 아쉽다.
' 항아리에서 잘 삭은 김치는 밥도둑이다' 행은 가리고 읽는 것이 더 매끄러워 보인다.
하지만, 이시를 처음 읽었을 때 다가오는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다시 읽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시는 단어 하나, 문장 하나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한 편을 읽고난 후 느껴지는 여운으로 잔잔히 다가오기도 하는 것이다.
이 시가 내게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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