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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누이 / 김사인 본문
오누이
김사인
57번 버스 타고 집에 오는 길
여섯살쯤 됐을까 계집아이 앞세우고
두어살 더 먹었을 머스마 하나이 차에 타는데
꼬무락꼬무락 주머니 뒤져 버스표 두 장 내고
동생 손 끌어다 의자 등에 쥐어주고
저는 건드렁 손잡이에 겨우겨우 매달린다
빈 자리 하나 나니 동생 데려다 앉히고
작은 것은 안으로 바짝 당겨앉으며
'오빠 여기 앉아' 비운 자리 주먹으로 탕탕 때린다
'됐어' 오래비자리는 짐짓 퉁생이를 놓고
차가 급히 설 때마다 걱정스레 동생을 바라보는데
계집애는 앞 등받이 두 손으로 꼭 잡고
'나 잘하지' 하는 얼굴로 오래비 올려다본다
안 보는 척 보고 있자니
하, 그 모양 이뻐
어린 자식 버리고 간 채아무개 추도식에 가
술한테만 화풀이하고 돌아오는 길
내내 멀쩡하던 눈에
그것들 보니
눈물 핑 돈다
♥가짜시인의 단상
실제로 있었던 듯한 상황을 시인은 시로 옮겨 놓았다.
눈이 시를 다 읽기도 전에 가슴이 먼저 전율한다.
문장으로 풀어서 느낌을 전달 할 시가 아닌 듯하다.
시 쓰기 참 쉽다.
보고, 느낀 것을 적으면 되니까.
하지만 시인의 눈을 갖기는 참 어렵다.
그 버스에 탄 사람 가운데 김사인 시인만이 이 광경을 시로 풀어낼 수 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시를 무슨 대단한 것인 양 생각해 왔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대단한 일은 그 자체로써 대단한 것. 누구나 그것에 대하여 이견이 없다.
하지만 시가 대단하다는 말은
사소한 것으로부터 의미있는 것을 받아내는 일, 그것을 일컫는 말일게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현상을 독자의 감정선을 자극 해내는 언어로 승화시키는 것
그것이 시의 또다른 정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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