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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하지 무렵 / 유홍준 본문
하지 무렵
유홍준
밭에서 돌아온 어머니는
정지문 앞에 서서
수건을 벗어 펑펑 자신을 때리며 먼지를 털었다
그 소리가 좋았다
나는 밭에서 돌아온 어머니가
먼지를 털고 끓여주시는 국밥이 좋았다
점심때는 늘 뒷산 멧비둘기가 구구 구구 목을 놓아 울었다
마당 가득 햇볕이 쏟아지고 있었다
텃밭 가득 감자꽃이 피고 지고 있었다
바닥이 서늘한 마룻바닥에 앉아
나는 아무 말도 안 하고 그 서럽고 가난하고 뜨거운 국밥을 퍼먹었다
검불 냄새가 나는 수건이었다
펑펑 자신을 때리며 먼지를 털던 수건이었다
구구 구구 목을 놓아 울던 수건이었다
깨끗하지도 않고 더럽지도 않은 수건이었다
어머니가 벗어 놓으면 꼼짝도 않고 어머니를 기다리던 수건이었다
<유홍준 시인>
1962년 경남 산청 출생
1998년 ≪시와 반시≫로 등단
2005년 제1회 젊은 시인상 수상
2009년 제1회 시작 문학상 수상
시집 『상가에 모인 구두들 』『 나는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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