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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폭염 본문
강원도 양구에서 군생활을 했다. 혹한기 훈련을 하다가 이 추위만 아니라면 나는 뭐든 견뎌낼 수 있겠다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정말 대단한 추위였고, 부대는 훈련을 중단하고 복귀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여름은 아주 감사한 계절이다. 아무리 더워도 미칠 지경까지는 가보지 못했으니 아마도 나는 여름 사나이 인가 보다.
한 몇 일 폭염이 제 세상을 만났다. 폭염 경보가 발령중인 경주는 가만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흐른다. 사무실에서 가급적 에어컨을 틀지 않고 견뎌보려 한다. 가공된 바람이 싫기도 하거니와 전력난은 국가적 위기상황이고, 무엇보다도 이 폭염속에서 땀흘리는 현장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커서이다. 다행히 함께 있는 사무실 직원들이 동의해 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내 숨결이 뜨겁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폭염이다.
집으로 가면 난 에어컨을 먼저 켜서 하루를 식힌다.
어린 아이들과 집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애써 견딘 한낮이 아깝기는 하지만 그런 견딤은 나 하나로 족하다.
언젠가 잡문을 쓰면서 오래 생각해 보았다. 이 폭염 속에서도 영하의 날들을 견디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돌아보면 가슴 한 켠이 시린 사람들, 외로움의 온도가 영하로 떨어진 사람들이 더러는 시설에, 그리고 더러는 쪽방촌에, 멀쩡히 가족들과 함께 있는듯 하나 얼어붙은 가슴을 품고 사는 이들이 적지 않을 거라고.
이 폭염의 날들 속에서
영하의 날들을 견디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