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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포기가 눈 앞인데 본문
詩라는 것을 공부하고 또 쓰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이 바로
내가 나름 숙고하여 쓴 문장들이 과연 시적인가 하는 문제였다.
활자화 된 모든 문장들이 시가 아닌 것이 없다지만
그렇다고 그 모든 것들을 시라 하기엔 석연치 않은 무언가가 분명 있음 또한 틀림없다.
시를 쓸 줄 안다는 것은 바꾸어 말하면 시와 시 아닌 것을 구분할 줄 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좀 더 엄밀히 말하자면 시와 좀 더 좋은 시의 구별일 것이다.
지극히 주관적인 이 공부에서 누군가 객관화된 잣대로 측정해 주는 이가 없었기 때문에
내가 지금 어디쯤에 표류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시를 공부하면서 나는 자주 재주 없음을 뼈저리게 느끼곤 한다.
전업은 아니지만 어쩌다 이 길을 걷게 되면서 경험하게 되는 좌절과 외로움 때문이다.
크고 작은 공모전에 내 이름이 없을 때,
한 편의 습작을 가지고 수개월을 고민할 때,
그리고 일과를 마치고 늦은 밤 책상 앞에서 소득 없이 엎드려 잠든 스스로를 새벽에 발견할 때
나는 회의하게 된다. 열정은 있으나 기본이 안돼있음을 안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이냐...
오늘 나는 모잡지사 공모 본심에서 내이름을 발견한다. 당선은 되지 못하였지만 다시 한가닥 희망을 본다.
포기가 눈 앞인데, 나는 다시 힘을 내서 포기를 향해 달려가야 할 이유가 생겨 버렸다.
좋은 시를 쓴다는 것과 객관화 된다는 것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겠지만
이 일로 나는 수도 없이 고민했고, 무시 당했기에 말이다.
옳은 일인지는 사실 모르겠다.
아직까지 믿을만한 조언자가 내 곁에는 없기 때문에...
포기가 될 때까지 앞으로 얼마나 더 아파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