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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합동시집 『시골시인-K』(2021, 걷는사람) (13)
하루하루
디스코 팡팡 권 상 진 세상의 이목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오늘이 자주 덜컹거리기 때문이겠다 이럴 때는 균형을 잡는 일이 우선이어서 옷이 좀 흘러내리거나 신발 한 짝이 벗겨져도 넘어지지 않는 일에만 집중해야 한다 팡팡, 디스코 리듬처럼 바닥은 출렁인다 시간이 엎질러진다 팡팡, 춤추고 싶지 않은데 나는 종이인형처럼 나부끼며 세상과 붙었다가 떨어진다 한 손으로 간신히 잡고 있는 밥줄을 놓치지 않으려면 남은 손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식구들의 아슬한 앞섶을 가려주거나 있는 힘을 다해 대롱거리는 순간을 삶 쪽으로 힘껏 당겨 앉혀 주는 일 아무나, 아무거나 가릴 것 없이 곁을 잡아야 할 때 간혹 그게 가족이라면 참 민망할 때도 있었다 균형을 잃으면 주인공이 된다 들썩이고 휘청이고 뒤집히는 동안 이렇게 처절하게 매..
장편 권 상 진 서재에 들어섰을 때 죽음은 그의 결말을 읽고 있었다 나란히 앉은 죽음과 나는 어스름한 그를 가끔 만지고 또 지켜보았다 그가 여린내기로 숨을 고르다 못갖춘마디로 말끝을 흐릴 때 흠칫 놀라 떨리는 입술에 귀를 대보던 죽음은 공중에 떠도는 마지막 말이 바닥에 내려앉기를 기다렸다가 사방에 흩어져 있는 침묵을 가만히 당겨와 적요한 얼굴을 덮어주었다 순간 또 다른 목소리들은 공중에 생겨나 음악이 되고 젖은 악보에서 그가 다 쏟아져 나온 후에야 길을 내준다 한 때 그를 나눠 가진 이들은 함께 머물던 페이지를 다시 뒤적이며 국화꽃 책갈피를 꽂아 놓고 자리를 떴다 죽음이 그를 모두 읽는데 꼬박 칠십사 년이 걸렸다 그 길었던 서사의 마지막 장을 덮는 날 그가 서가 한 귀퉁이에 가지런히 꽂힌다
밑장 권 상 진 기회는 언제나 뒤집어진 채로 온다 공평이란 바로 이런 것 이 판에 들면 잘 섞어진 기회를 정확한 순서에 받을 수 있겠지 그래, 사는 일이란 쪼는 맛 딜러는 펼쳐놓은 이력서를 쓰윽 훑어보고 몇 장의 질문들을 능숙하게 돌린다 손에 쥔 패와 돌아오는 패는 일치되지 않는 무늬와 숫자로 모여들던 가족들의 저녁 표정 같았지만 여기서 덮을 수는 없는 일 비밀스레 돌아오는 마지막 패에는 섞이듯 섞이지 않는 카드가 있었고 꾼들은 그걸 밑장이라 불렀다 보이지 않는 손으로 밑장을 빼내 옆자리에 슬쩍 밀어줄 때, 딜러의 음흉한 표정이 밑장의 뒷면에 슬쩍 비치고 있었다 계절이 지나도록 판은 계속 된다 어제 함께 국밥을 말아먹고 헤어졌던 이들이 더러는 있고 한둘은 보이지 않는 새 판에서 겨우내 패를 덮고 있던 나..
https://www.hankyung.com/life/article/202106010245i '죽은 시인의 사회'와 6명의 '시골시인-K' [여기는 논설실] '죽은 시인의 사회'와 6명의 '시골시인-K' [여기는 논설실], 고두현 기자, 문화스포츠 ww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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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kmj@idomin.com) 2021년 03월 11일 목요일 경상도 출신 작가 6명 합동시집 각기 개성 살린 시 10편씩 수록 서울에 집중된 시류에 비판의식 지역서 활동한 경험도 산문으로 경상도 지역 시인 6명이 중앙 문단에 도전장을 던진다. 그들은 지역을 과소평가하고 중앙 문단 중심으로 흘러가는 현 문단에 대한 비판의식을 가지고 시 60편과 산문 6편을 묶어 내달 (걷는사람)를 출간한다. 각 시인은 필력과 개성이 돋보이는 신작 시 10편과 '지방 시인'의 경험을 담은 산문 1편을 썼다. 출간을 앞두고 시인에게 기획 의도와 지역 시인의 장단점을 물었다. ◇왜 시골시인K인가 = 대한민국은 경제·문화 등이 서울에 집중된 '서울공화국'이다. 한국 문단도 별반 다르지 않다. 서울·인천·경기, 소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