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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투합 시골시인K 주류 문단에 하이킥 본문
김민지 기자 (kmj@idomin.com)
- 2021년 03월 11일 목요일
경상도 출신 작가 6명 합동시집
각기 개성 살린 시 10편씩 수록
서울에 집중된 시류에 비판의식
지역서 활동한 경험도 산문으로
경상도 지역 시인 6명이 중앙 문단에 도전장을 던진다. 그들은 지역을 과소평가하고 중앙 문단 중심으로 흘러가는 현 문단에 대한 비판의식을 가지고 시 60편과 산문 6편을 묶어 내달 <시골시인K>(걷는사람)를 출간한다. 각 시인은 필력과 개성이 돋보이는 신작 시 10편과 '지방 시인'의 경험을 담은 산문 1편을 썼다. 출간을 앞두고 시인에게 기획 의도와 지역 시인의 장단점을 물었다.
◇왜 시골시인K인가 = 대한민국은 경제·문화 등이 서울에 집중된 '서울공화국'이다. 한국 문단도 별반 다르지 않다. 서울·인천·경기, 소위 중앙 문단에 힘이 집중됐고 지역 문단이 중앙 문단에 종속돼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석민재(46·하동), 권상진(49·경주), 유승영(53·진주), 권수진(44·마산), 서형국(48·고성), 이필(49·서울) 시인은 현 문단에 반기를 들었다. 자칭 '시골시인K'는 지난해 6월 마산에 모여 합동시집을 내보자고 아이디어를 냈고 이는 곧 현실이 됐다. <극장이 너무 많은 우리 동네>, <멍게> 등을 펴낸 성윤석(55) 시인의 도움이 컸다.
소위 이번 시집은 중앙 문단에 '시로 맞짱 떠보자'는 출사표다. '시골시인K'에서 시골은 중앙 문단이라는 성벽을 벗어난 변두리라는 의미이며 K는 경상도, 한국의 이니셜이다. 서울내기 유 시인은 진주에서, 경북 영주 출신인 이 시인은 서울에서 시를 쓰며 나머지 시인은 경상도 토박이다.
◇지역 시인의 삶이란 = 지역에서 시를 쓰는 건 어떤 의미일까.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 시인에게 물었다.
"시를 쓰면서 진주, 조금 더 멀게는 부산, 광주로 구경갔다가 서울까지 다녀왔지만 제가 사투리로 말하면 사람들이 많이 웃는다는 거 말고는 다른 점은 못 느꼈다. 대형서점이 없어 온 종일 서점 바닥에 앉아 책 읽고 싶은 소원을 못 이루고 있지만 시 쓰기에는 부족함이 없다."(석민재)
"주류와 멀어져 있으니 알아주는 이가 없고, 공들여 쓴 시를 발표할 지면도 드물고 읽어주는 이도 없을뿐더러 연모하는 시인을 만날 기회도 없다. 그러나 자신을 내세우려는 마음을 내려놓는다면 이만한 곳이 또 없다. 시골은 내딛는 걸음마다 시고 만나는 사람마다 시다. 학연도 지연도 멀리 있으니 그저 쓰기만 하면 된다. 재촉하는 이도 없고 자기만의 잣대로 내가 쓴 시를 재단하려는 이도 없다. 다만 열정만 있을 뿐이어서 조곤조곤 시를 읽고 써나가다 보면 자신만의 세계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또한 시골이라서 좋다."(권상진)
"서울내기가 진주에서 살기란 스스로 유배 같은 거였다. 그런데 내 생애 가장 잘한 일이 진주에 온 일이다. 이곳에 와서야 중학교 전교백일장에서 시 부문 장원이었던 것이 생각나더라. 까맣게 잊고 있던 일이었는데 말이다. 진주란 곳이 시적인 지역이다. 지리산과 남해 바다와 중간중간 분지들이 나를 품었다 놨다 한다. 시를 쓰기 적합한 아주 훌륭한 곳, 여기는 진주다."(유승영)
"장점은 믿을 건 나밖에 없구나 싶으면 죽기 살기로 창작에 전념하게 된다. '신 앞에 선 단독자'처럼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오로지 나만의 방식으로 글 쓰는 작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좋은 작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단점은 시가 소설이 되고, 소설이 영화가 되는 통섭의 시대에 무인도에 고립된 사람처럼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주변에 문학 인프라가 없다는 건 당장 생계를 감당해야 할 직업과 창작에 몰입해야 할 일이 별개로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다 보니 항상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고, 어떤 경우에는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일도 벌어진다."(권수진)
"첫째로 작문을 하는 데 적합한 주변 환경이다. 밤 아홉 시가 지나면 적막강산이다. 둘째는 의도치 않은 인맥에 매여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단점으로는 아무래도 세상 돌아가는 사태 파악이 늦으니 현 세태를 꿰뚫는 글을 쓰기엔 조금 벅찬 감을 느낀다. 오래 기억되고 시대에 얽매이지 않는 글을 쓰고 싶지만 타 지역 문인들과 소통을 할 때면 깜짝 놀랄 만큼 제 발상이 뒤처져 있구나 하고 느낄 때가 많다."(서형국)
"서울에 온 지 오래인데도 마음은 언제나 변방이다. 시골시인들이 제 정체성을 용케 알아보고는 '서울 사는 시골시인'이라고 불러주더라. 영예롭다고 생각한다. 이 공동시집에 실린 시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짚어 새로운 시적 장소성을 발견하고 생성해가는 일종의 여행기다. 서울에서 인천, 소백산, 부석사, 울산, 진주, 산청, 통영, 비진도 모래밭에 이르는 긴 여정을 담았다. 오지 마을로 돌아가고 싶은 그리움인가 보다."(이필)
경상도 시인 6명은 내달 나오는 시집 <시골시인K>를 필두로 다양한 지역에서 <시골시인A>, <시골시인B> 등이 나오길 바란다. 서 시인은 "(시집을 내고자 하는)후발 주자들을 위해 책 판매 수익을 모을 예정"이라며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그들의 시집이 문단에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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