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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상진 #저녁의 위로 #검은 사람 #발아래 어느 상가 #장수철 시인 #시와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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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나의 편린들 (493)
하루하루
늦게 오는 사람 이 잠 오 촉짜리 전구 같은 사람을 만나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사랑을 하고 싶다 말없이 마주 앉아 쪽파를 다듬다 허리 펴고 일어나 저려놓은 배추 뒤집으러 갔다 오는 사랑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순한 사람을 만나 모양도 뿌리도 없이 물드는 사랑을 하고 싶다 어디 있..
싶을 때가 있다 이초우 가끔 나는, 나를 잠시 보관할 길이 없을까 하고 한참 두리번거릴 때가 있다 내가 너무 무거워 어깨가 한쪽으로 기울었을 때 운명 같은 나를 버릴 수야 있겠냐만 꽤 귀찮아진 나를 며칠 간 보관했다가 돌아와 찾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무게나 부피를 가늠할 수 없지..
나비물 유종서 박수소리를 듣는다 그 수도가 박힌 마당은 수도꼭지를 틀 때마다 콸콸콸 물의 박수를 쳐준다 꾸지람을 듣고 온 날에도 그늘이 없는 박수소리에 손을 담그고 저녁별을 바라는 일은 늡늡했다 그런 천연의 박수가 담긴 대얏물에 아버지가 세수를 하면 살비듬이 뜬 그 물에 할..
시는 그 사람이다. 한 줄 한 줄이 자신을 베껴 쓰는 일이다. 하여 시인은 소모 되지만 이내 시로 환원되는 존재이다. 하찮은 존재가 되기 싫다면 고뇌 없이 시를 쓰지 말 일이다. ㅡ권상진
가시고기 네 안에서 꽃이 한 생을 살았다지 꽃자리 마다 맺힌 눈물이 두어 계절을 매달고 떨어지면 잎들도 한순간에 마음처럼 무너졌다지 삶이 몇 번 죽음이 또 몇 번 빈집처럼 다녀갈 때마다 슬픔이 겹겹 온 몸을 에웠다지 중년의 아버지가 병원 앞에서 대추나무 한 그루를 잡고 우신다 그 속엔 죽고 싶은 마음이 몇 번 살아야 할 이유가 또 몇 개 가시를 세워 낭자하게 세상을 찌르고 나서야 무너졌던 어순들도 차츰 제자리로 돌아왔다지 공복의 시간을 채우던 울화가 몸서리치며 물때 묻은 비늘을 턴다 비릿한 어제의 시간들이 물방울처럼 사방으로 흩어지고 나면 내일은,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인 빈집 같다지 하루의 서술어를 마침표로 눌러놓고 내일을 슬몃 당겨와 접속어와 쉼표로 단단히 엮던 아버지의 일기가 오늘은 쉽게 끝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