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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나비물 유종서 박수소리를 듣는다 그 수도가 박힌 마당은 수도꼭지를 틀 때마다 콸콸콸 물의 박수를 쳐준다 꾸지람을 듣고 온 날에도 그늘이 없는 박수소리에 손을 담그고 저녁별을 바라는 일은 늡늡했다 그런 천연의 박수가 담긴 대얏물에 아버지가 세수를 하면 살비듬이 뜬 그 물에 할..
시는 그 사람이다. 한 줄 한 줄이 자신을 베껴 쓰는 일이다. 하여 시인은 소모 되지만 이내 시로 환원되는 존재이다. 하찮은 존재가 되기 싫다면 고뇌 없이 시를 쓰지 말 일이다. ㅡ권상진
가시고기 네 안에서 꽃이 한 생을 살았다지 꽃자리 마다 맺힌 눈물이 두어 계절을 매달고 떨어지면 잎들도 한순간에 마음처럼 무너졌다지 삶이 몇 번 죽음이 또 몇 번 빈집처럼 다녀갈 때마다 슬픔이 겹겹 온 몸을 에웠다지 중년의 아버지가 병원 앞에서 대추나무 한 그루를 잡고 우신다 그 속엔 죽고 싶은 마음이 몇 번 살아야 할 이유가 또 몇 개 가시를 세워 낭자하게 세상을 찌르고 나서야 무너졌던 어순들도 차츰 제자리로 돌아왔다지 공복의 시간을 채우던 울화가 몸서리치며 물때 묻은 비늘을 턴다 비릿한 어제의 시간들이 물방울처럼 사방으로 흩어지고 나면 내일은,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인 빈집 같다지 하루의 서술어를 마침표로 눌러놓고 내일을 슬몃 당겨와 접속어와 쉼표로 단단히 엮던 아버지의 일기가 오늘은 쉽게 끝나지 ..
모던 브라운 화단에 벗어 놓은 아버지의 구두가 두 계절을 마르고 있다 무거운 걸음이었던지 밑창에 눌려 누렇게 뜬 잡초 한 움큼이 똬리를 내리던 엄마의 편평한 정수리에서 본 색 바랜 머리카락 같다 살아온 어디쯤에서부터 무게를 만났을까 세상에서 머리부터 하얗게 지워져 가고 있는 엄마 시간을 돌려주고 싶었다 하양에 브라운을 덧칠하면 지워지는 시간 청춘마트에서 모던 브라운 염색약을 사서 기다리는 시간은 온통 브라운 삐걱거리는 시장 좌판도 칠이 벗겨진 낡은 대문도 브라운 덧칠하고 싶은 기억이 즐비한 골목의 뿌리 까지 염색을 마치고 나면 데생의 질감 보다 세밀한 슬픔이 어둠 저쪽에서 걸어온다 내일은 시장에 가지마 분 향을 폴폴 풍기면서 대리석이 깔린 백화점 바닥을 또각또각 걸어봐 테라스가 있는 2층 카페에서 에스프..